

Zuri Traverse
쥬리 트래버스
∥ 밀빛 베이지 머리칼 | 복실복실 보브컷 | 자몽빛 홍채 | 살짝 작은 체구 ∥
들판에 핀 밀빛 베이지색의 제 엷은 머리칼이 봉봉 올라가지 않도록 아이가 손버릇처럼 제 머리를 삭삭 어루만진다. 그 손길에 일어난 정전기로 앞머리에 한, 두 올은 삐죽하니 삐져나오는 현상이 제 머리에 소녀가 가진 큰 불만이었다. 귤보다 붉은 자몽색 눈이 은은한 머리칼과 대비되어 선명하지만, 소녀의 부끄러움에 찡그려지는 눈꺼풀에 가려져 부각되지는 않는다.
겁 많던 소녀는 교복을 철저하게 규율대로 입었다. 제 꽉 조인 목칼라가 긴장감에 답답함을 느껴 로브를 습관처럼 꼭 쥔 작은 손이 제 목을 조금씩 어루어 만진다. 조끼를 넉넉하게 큰 크기로 입다 보니, 상대적으로 치마가 짧아보이는 게 그나마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하얀색 니삭스를 착용한 다리가 부끄러워 배배 꼬이고 갈색 로퍼가 신겨진 발은 바닥을 작게 콩콩 쳐 저를 진정시킨다.
이 소녀의 존재감은 마치, 저녁 바람에 조용히 흔들며 자신이 여기 있다 조용히 소리쳐야 뒤돌아보는 갈대밭과도 같다. 석양이 지는 순간 붉게 물든 들판이 어쩌다 인상적으로 남을 수는 있어도, 곧이어 밤하늘의 어둠에 덮여 잊어버릴, 그런 흐릿한 아이.

HALF-BLOOD
/혼혈

Female·14·150·46·791002·후플푸프
성별 · 연령 · 키/몸무게 · 생년생월 · 기숙사




{ 내성적·갈팡질팡한·감정 이입적·행동적 }
∥ 내성적 ∥
이 아이는 다른 이들의 평가를 신경 쓴다. 본인들 의견만 폭주빗자루처럼 서로 내뱉으며 합 맞아 실행하는 부모와 함께하면서부터, 동기들과 함께 학교생활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마주하는 경험까지, 아직까지 아이에게 높은 벽이 되어 목소리는 작다. 물론 제 목소리를 안 내는 건 아니다. 그 잔재는 본인 혼자 삭힌다면서 잘 보면 다 표현이 드러나는 작은 반항심에서 살포시 드러난다.
∥ 갈팡질팡한 ∥
타인의 평을 신경 쓰고 자존심도 낮은 아이는, 여전히 자신보다 주변인들- 특히 실력이나 자신감이 월등한 사람-의 말이 더 맞는 말이라 여긴다. 결정을 내리려 의견을 듣다 보면 되려 결정을 미루게 되고, 진지한 장난에 진지하게 속아넘어가고, 다른 이들을 이끌기는커녕 타인의 말에 혹해 정신 차리고 보니 자신도 모르게 뒤 따라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른바 “사기 당하기 쉬운” 타입이다.
∥ 감정 이입적 ∥
내성적(內省的)일지언정, 내향적(內向的)이지는 않다. 자신의 미숙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최소한 평범한 마법사처럼 되고자 무리해서라도 아이들과 함께한다. 그 과정에서 아직도 높은 상상력과 덜한 눈치를 지닌 쥬리는, 저 혼자 감정적으로 상대의 기분을 예상해본다. 여전히 감정 이입을 잘 할 뿐이지 상대의 감정을 잘 꿰뚫는 건 아니기에, 헛다리를 짚는 경우 또한 비일비재하다.
∥ 행동적 ∥ 일이 막힐 때, -그녀답지 않다는 말이 들릴 정도의- 행동대장과도 같은 과감한 결단력과 제 선택에 뒤돌아보지 않는 진취성. 어린아이로서는 본인이 해결 못할 일을 저질러버린다는 형식에 가깝지만, 어영부영하게 남들에게 이끌려 뒤를 따라가기만 하는 쥬리가 유일하게 앞장서는 순간이다. 아직 그런 순간은 호그와트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지팡이 :: 단풍(maple) / 유니콘의 갈기털(unicorn hair) / 24.9㎝(9.8inch) / 잘 휘어지는 (fairly bendy)
-올리밴더의 가게에서 잡동사니처럼 굴러다닐법한 낡아 보이는, 쥬리의 눈동보다는 어두운 주홍 끼가 도는 지팡이. 디자인마저도 평범한 그 지팡이에게 쥬리가 간택되자, 주인 할아버지가 잘 끌려 다닐법한 여린 쥬리에게 탄식을 내뱉으며 애틋한 눈빛을 보내었다.
∥ 기본 사항 ∥
-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친할머니, 반려묘 3마리. 하지만 부모가 쌍으로 애를 놔두고 여행 다니는 여행광이라 실질적인 보호자 및 동거인은 머글 세계에 거주하는 친할머니와 그녀의 니즐 혼혈의 세 고양이다. - 호칭은 어른과 선배에게는 존댓말, 또래 이하는 말을 놓으며 성씨보다는 이름이 기본이다.
- 감정적이고 제 속마음이 얼굴 위로 잘 드러나지만, 그와 별개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라 긍정적인 감정 표현은 놀라거나 눈을 반짝이는 게 끝이다. 즉, 의외로 잘 웃지 않는 편. ‘않는다’기보다 ‘못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만 말이다.
∥ 버릇 ∥
- 쥬리의 보물 1호는 여전히 일기장. 여느 또래 아이들이 상상 친구와 제 비밀을 공유하는 식으로 쥬리의 희망 가득한 시크릿 다이어리였으나, 요새는 과제와 미래에 대한 푸념이 주다.
- 조용한 존재감과 다르게 장소를 자주 옮겨 다니는 버릇으로 눈썰미가 좋다면 그녀를 의외의 장소에서 찾을 수 있다. 본인은 별 생각 없으나, 할머님-와 고양이들-이 평하기를 “그 부모에 그 딸.”
- 상상력이 풍부하고 잡생각 하는 데 상위권이다. 엄청난 마법을 펼치기, 공주님 되기 같은, 동심적이고 유치하면서 즐거운 상상들을 여전히 즐기지만, 이 나이에 부끄럽다고 더 자각하여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다.
∥ 호불호 ∥
- 만들어놓은 길대로 뒤따라가는 수동적인 성격의 아이는, 아주 가끔 사람들의 격려와 인정을 원동력으로 앞으로 밀어져 걸어나간다. 칭찬은 쥬리도 앞으로 걷다가 구르게 한다. 상상은 자신에게서, 칭찬은 타인에게서.
- 여행광 부모는 여전히 여행을 다니고, 쥬리는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여전히 여행을 끔찍해한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는 즐거워서 요새는 “부모님과 가는 여행은 싫다”고 정정한다.
